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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4-07 16:29
새로운 은하종족의 발견: 거대하면서 활발한 ‘슈퍼-나선은하’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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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발견된 53개의 '슈퍼 나선은하'들. 출처/ Patrick M. Ogle et al. ApJ, 817:109, 2016

새로운 은하종족의 발견: 거대하면서 활발한 ‘슈퍼-나선은하’

이정환의 ‘우주★천문 뉴스 파일’

온 우주에 흩어져 있는 은하들은 그 모양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하나는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은하(M31)가 속하는 나선은하(spiral galaxy)이고요, 다른 하나는 주로 은하단(은하들의 무리)의 중심부에 있는 타원은하(elliptical galaxy)입니다. 나선은하에는 성간가스(별과 별 사이 우주공간에 있는 기체 물질)가 많고 새로운 별들이 비교적 활발하게 태어나 젊은 별들이 많습니다. 반면에 타원은하는 성간가스가 거의 없어 별의 탄생 사건이 적기 때문에 거기에는 주로 오래되고 온도가 낮은 별들이 많은 편입니다.

그런데 이런 은하들의 형성 과정을 설명하는 것은 천문학에서 항상 큰 수수께끼였습니다. 지금까지 대체로 정설은 나선은하들이나 그밖에 왜소은하들이 서로 병합하면서 폭발적으로 별을 생성하는데 그 과정에서 성간가스가 소진되면서 타원은하가 만들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가설에 따르면, 나선은하들은 일정한 크기 이상으로 커지기가 어렵고 그래서 우주에서 크고 밝은 은하들은 대부분이 타원은하여야 합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수많은 관측 결과도 은하단 같은 규모에서 볼 때 크고 밝은 은하들이 거의 모두가 타원은하라는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반면에 나선은하들은 타원은하에 비해 훨씬 크기가 작고 어두운 경향을 보였습니다. ‘매우 큰 나선은하라고 여겨지는’ 우리은하나 안드로메다은하의 크기가 약 10만 광년(≒30.7 kpc)임을 고려할 때, 나선은하의 최대 크기 한계도 약 10만 광년 안팎일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공대(Caltech, 칼텍)의 패트릭 오글(Patrick Ogle) 연구팀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크고 무겁고 밝으며 별의 생성 작용이 활발한 ‘슈퍼 나선은하(superluminous spiral galaxies)’를 53개나 발견했습니다.

이 은하들은 크기가 약 19만 광년(≒57 kpc)에서 44만 광년(≒134 kpc)까지에 달하며, 별 생성 비율도 연간 5태양질량에서 65태양질량에 해당하는 분포를 보였습니다. 우리은하를 비롯해 많은 은하들의 별 생성 비율 평균이 연간 약 1~2태양질량임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활발한 별 생성 활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슈퍼 나선은하들은 전 우주에서 매우 드물기에 그동안 은하 형성 시뮬레이션으로도 재현된 적이 없었던 독특한 은하들입니다.

패트릭 오글 연구팀은 외부은하 데이터베이스(NASA/IPAC Extragalactic Database; NED)를 이용해 멀어지는 속도를 뜻하는 적색이동 값이 0.3(≒34억 광년 ≒ 1.05 Gpc) 이내에 있고 우리은하보다 8배 넘게 밝은 은하들 1616개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 중에서 대부분 은하들은 타원은하였지만, 나선 구조를 갖춘 슈퍼 나선은하들이 이번에 53개나 발견된 것입니다.

이 슈퍼 나선은하들은 형성 환경도 제각기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53개 중 4개는 다른 은하들과 병합 과정을 거치고 있고, 10개는 은하단이나 은하군과 같은 은하 집단에 속해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나머지 은하들은 은하 집단에 속해 있지 않고 홀로 떨어져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슈퍼 나선은하들이 단순히 더 작은 은하들의 병합 과정을 통해서만 형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게 되었습니다. 드물게 나타나는 독특한 은하인데다 형성 환경마저도 제각각 다르니 추측하기가 어려운 것이지요.

무엇보다도 이렇게 크고 무거운 은하가 어떻게 타원은하처럼 별의 생성 작용이 시들해지지 않고 계속 활발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나선 구조와 은하 원반구조가 유지될 수 있는지가 수수께끼입니다. 패트릭 오글 연구팀에서는 슈퍼 나선은하가 진화하여 거대 타원은하가 될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았지만,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슈퍼 나선은하들의 구조와 성간가스 분포 등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입니다.

우주 은하들은 지구 천문학자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분류 체제를 순순히 따르지만은 않는 것 같습니다.◑





[참고자료]

[1] Super Spiral Galaxies. Space & Telescope, 18 Mar 2016
http://www.skyandtelescope.com/astronomy-news/super-spiral-galaxies-1803201623/
[2] Astronomers Discover Colossal ’Super Spiral‘ Galaxies. JPL/NASA, 17 Mar 2016
 http://www.jpl.nasa.gov/news/news.php?feature=6149
[3] Patrick M. Ogle et al., Superluminous Spiral Galaxies, ApJ, 817:109, 2016


이정환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석박사통합과정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